나는 20년 경력의 12년 차 직장맘이다. 결혼 후 잠시 일을 쉬었다가, 첫 아이가 11개월이 되었을 때 현재의 직장에 입사하면서 직장맘이 시작되었고, 둘째 아이는 출산휴가 3개월, 둘째 아이 5살 무렵 육아휴직 6개월을 했다.
나도 어찌보면 산전수전 다 겪은 직장맘이다. 지난 12년간 직장맘이 가능했던 몇 가지 팁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내가 경험을 해보고 내가 준비가 미흡해서 힘들었던 점과 우연히 내가 가진 조건이 좋았던 점을 바탕으로 3가지 정도 이야기 하려 한다.
원래는 짧게 팁만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제 경험에 대한 글이 너무 길어져 그냥 3번에 걸쳐서 제 경험까지 섞어가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12년을 먼저 경험한 선배의 넋두리를 듣는다 생각하시고, 꼭 챙겨야 할 팁에 대해서는 배우자와 이야기하고 미리 준비하셨으면 한다.
가사와 육아의 분담을 명확히 하기
아이를 낳고 독박 육아가 시작되면서 내가 너무 준비 없이 아이를 낳았고, 집안 일에도 서툰 내가 아이까지 케어해야 하니 모든 게 실수투성이였고, 제대로 쉬지 못하는 날의 연속이었으므로 우울감은 계속 높아만 갔습니다. '나는 육아에 소질이 없구나' 하는 식의 좌절이 들었습니다.
저는 가사와 육아에 초보자인데 집안일부터 아이 케어까지 모두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가사와 육아에 대한 분담이 필요 했습니다. 언제 가는 일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출근 이후의 일정까지 고려한다면, 남편과의 가사와 육아 분담은 확실히 필요했지만, 그때는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첫 아이의 육아는 대부분의 힘들고 눈물이 많았습니다.
부부가 같이 아이와 잠을 자면 아이가 뒤척이는 소리에 엄마는 힘들지만 일어나서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지 배가 고픈지, 잠자리가 불편한 것인지 하나씩 살펴본다. 하지만 아빠는 못 들었다고 오리발을 내민다.
가사와 육아의 분담을 명확히 해야 한다.
- 역할 분담 협의: 부부 간에 가사와 육아를 명확히 나누는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그리고, 임신을 계획할 때부터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고 수정도 해봐야 합니다. 육아가 시작되면 내가 예상하지 못한 여러 가지 일들이 생기게 됩니다. 아이가 갑자기 아플 수도 있고, 엄마가 갑자기 몸살이 날 수도 있고, 둘 중 한 명이 병원에 입원할 수도 있습니다.
- 가사 분담 리스트 작성: 주기적으로 해야 할 일을 리스트로 작성하여 각자 책임을 확인하고 공유합니다. 아이의 밤수유가 필요한 시기, 통잠을 자는 시기, 이유식을 해야하는 시기에 따라서 필요한 육아도 다릅니다. 또 생후 1년 동안 챙겨야 하는 예방접종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예방접종은 부부가 함께 쉬는 날 가기'와 같은 것도 넣어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도저히 똥기저귀는 못 갈아 주겠다고 하면, 아침에 일어나서 젖병을 모두 닦어 놓고 출근한다던지 (출산 후에는 젖병 뚜껑을 열고 닫는 것도 손목이 아플 수 있습니다. ) 아침에 세탁기를 돌려 놓고 출근한 던 지 구체적인 분담이 필요하다.
엄마에게 아기 밤 수유는 인생 최대의 위기이며, 경험하지 못한 고난이다. 잠을 그렇게까지 못 잘 거라고는 상상을 못 하고 조리원을 나오게 된다. 집으로 돌아오고 며칠 만에 위기가 시작되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해야 할 집안일까지 있다면 우울해지는데, 아기가 시간 맞춰서 울기 시작하면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다.
예를 들어,
육아휴직을 한 사람이 낮에 아이를 모두 케어 한다면, 다른 일정이 없는 한 출근하는 사람은 저녁 8시부터는 12시까지 아이를 케어한다든지, 낮에 아이하고만 있었던 상대방을 위한 휴식을 시간을 2시간 이상 확보해 주는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
말도 안 통하는 아이에게 하루종일 까꿍놀이를 하고, 옹알이만 하는 아이에게 'OO야 배고파요? 쉬했어요? 졸려요?' 하는 식의 혼잣말만 하루종이 늘어놓다 보면, 고립감과 박탈감이 생길 수 있다. 그래도 내가 육아 휴직 전에는 나름의 난이도 있는 일을 하고 있었던 커리우먼였는데... 하는 식의 우울감이 밀려오는 순간도 있다.
예를 들어,
예방접종을 해야 해서 병원에 방문하면 예방접종 전에 작성해야 할 내용도 처음에는 낯설고 확인해야 하는 내용도 많다. 병원 방문 전에는 아기가 배고픈 시간을 피해야 하고, 기저귀는 미리 갈아주고 가야 하고 등의 여러 가지 사전에 할 일도 미리 체크하고 가면 좋다.
가끔씩 용감하게 아기를 혼자서 데리고 오는 경우도 있지만, 아기띠를 하고 화장실을 가면 얼마나 불편한지 경험한 사람만 알 수 있다. 아기를 카시트에 태우고 운전하는 동안 뒤에서 계속 울기라도 하면 운전 하는 내내 제정신이 아닐 수 있다. 몸무게를 재기 위해서 저울에 내려놓으면 계속 우는 아기도 있고, 낯을 많이 가리면 의사 선생님 얼굴만 봐도 계속 우는 아기도 있는데 이렇게 병원 한번 갔다 오면 엄마는 그대로 지쳐버린다.
결혼 생활은 아이가 생기기 전과 생긴 후로 나눠서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임신과 출산에 대한 많은 준비와 지식이 필요한데 왜 이런 건 학교에서 왜 안 알려주는지 학교에서 입시와 취업를 위해 배웠던 지식은 출산과 함께 아무짝에 쓸모없는 지식이 되는 걸 알게 되었다.
서울대를 나왔다고 육아를 잘하는 건 아니다. 출산 전에 회사 실적이 좋았다고 해서 내가 육아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출산 전에 내가 얼마나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봤는지 얼마나 준비를 했는지가 중요하다.
집 근처에 소아과가 있는지, 병원은 유모차로 갈 수 있는지, 유모차가 있으니 엘레베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곳에 거주하는지, 남편은 출산 휴가를 얼마나 쓸 수 있는지, 남편도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회사인지가 출산 후에 더 중요했었다.
육아는 결혼과 마찬가지로 길게 가는 장기 프로젝트이다. 이런 장기 프로젝트를 아무런 준비와 계획 없이 들어가면 직장인들이 알다시피, 프로젝트는 성과 없이 힘들게 끝나게 된다.
맞벌이를 준비하는 여성분들은 장기적인 맞벌이 프로젝트를 위해 합리적인 가사와 육아 분담이 필요하니, 꼭 배우자와 대화를 많이 해보시고, 구체적으로 정리해서 붙여놓고, 주변인들에게도 어떻게 하겠다고 공유하시고, 배우자에게도 꼭 함께 해야 이 장기적인 맞벌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다고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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