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를 하다 보면 아이와 지낼 수 있는 시간은 주말 또는 공휴일이지만, 주말이나 공휴일이라고 해서 직장맘 엄마가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말에는 밀린 청소, 빨래, 장보기, 반찬 만들어 놓기 등 주중에 하지 못한 집안을 하다 보면, 아이와 여유 있게 나들이를 하거나 놀아 줄 수 있는 시간은 한계가 있다.
어떻게 하면 아이와 놀아주면서 내 주말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지 금요일 퇴근 시간부터 머리 속에선 스케줄을 짜기 시작하지만 시간은 늘 부족하다.
아이와의 시간은 질적으로
- 시간보다 질: 바쁜 일상 속에서도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질적으로 채우세요. 짧은 시간이라도 온전히 아이와 교감할 수 있도록 합니다.
- 놀이 시간 배분: 부모가 번갈아가며 아이와 놀아주는 방식으로 시간을 나눕니다.
형제나 자매가 있는 경우, 남매가 있더라도 어느 정도 크게 되면 싸우면서도 자기들끼리 놀게 되지만, 아이가 한명일 경우에는 부모가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이 중요하다.
짧은 시간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몇 가지 예를 들어 이야기 해 보자.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는 놀이터
다 큰 어른이 다시 놀이터에서 아이와 재미있게 놀아 주기란 조금 난감하다. 보통은 엄마나 아빠가 아이 한 명 또는 둘을 데리고 나와 놀게 하는데 이 아기 한명일 경우에는 100% 부모님이 어느 정도 놀아 줘야 한다.
아주 어린 아이들은 그냥 놀이터에서 뛰어다니는 것만으로도 웃음소리가 계속 이어진다. 부모님이 아이를 쫓아다니면서 호응만 해도 아이에겐 놀이가 되는 것 같다. "어흥, 아빠는 호랑이고, 짱구는 토끼다....", 아니면 역할을 바꿔서 "앗 짱구가 호랑이네, 아빠는 토끼니깐 얼른 도망가야겠다" 이런 단순한 게 통할까? 유치하고 단순하지만 통한다.
요즘은 미끄럼틀이 여러 모양으로 이어져 있어서 아이들이 숨박꼭질을 해도 좋다. 아직 덩치가 크지 않으니 그 공간 안에서도 아이는 숨을 곳이 많다. 엄마가 하나, 둘... 열까지 세고 아이를 찾기 시작하면 아이가 어디 있는지 금방 알 수 있지만 엄마는 "짱구가 어디 있지? 잘 안 보이네" 하면서 시간을 끌어주면 아이들 몇 번씩 똑같은 놀이를 하자고 한다.
놀이터는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되니 아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쉽게 확보해주면서 비용도 저렴하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시간 보내는 것은 금방 요령이 생기게 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를 먹으면서 들어가면 아이들은 마지막을 행복하게 마무리한다.
놀이터 가는걸 매주 주말마다 하게 되면 주중에 바쁘더라도 "엄마가 유치원 쉬는 날 놀이터에서 놀아줄게" 하는 식으로 어느 정도 타협이 가능할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은 아이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내 경험상 주말에 30분씩이라도 놀아준 둘째의 경우에는 이런 타협을 여러번 했었고, 아이는 주중에 바쁜 엄마를 잘 기다려줬다. 대신, 아이는 엄마와 놀 수 있는 날을 정말 손꼽아 기다리기 때문에 주말에는 무조건 놀이터에서 놀아줬다.)
해가 길어지는 여름 같은 경우에는 빨리 집안일을 마치고, 놀이터에 가서 10~20분만 놀거나 산책만 하고 들어와도 아이는 즐거워 한다. 나는 가끔씩, 평일에 분리수거를 하거나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갈 때 아이한테 같이 가자고 하면서 분리수거를 마치고, 음식물쓰레기를 버리고 나면 아이와 함께 가볍게 산책을 하고 들어오기도 했다.
육아를 하면서 아이와 놀아 줄 수 있는 목욕놀이
목욕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목욕시켜주면서 목욕을 놀이로 바꿔 버리면 된다. 큰 아이의 경우에는 어려서부터 물을 좋아해서, 아이를 욕조에 담가 놓기만 해도 아이는 물속에 장난감을 갖고 한참을 놀다가 엄마를 불렀다.
목욕을 좋아 하지 않는다면 욕실에서 놀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만들어 보자. 욕실 벽에 거미줄처럼 색테이프를 붙여 놓고, 타깃을 몇 개 붙여 준다. 물총으로 아이가 타깃을 맞추게 한다. 색테이프 붙이는 게 귀찮으면, 아이들의 우산을 이용해 보자 아이들의 우산은 보통 캐릭터가 있을 텐데 우산을 바닥에 펼쳐 주고, 캐릭터를 맞춰 보라고 하면 좋아할 수도 있다.
아이가 놀이하는 동안 엄마나 아빠는 아이 씻기고, 머리 감기를 해버리면 된다.
택배 박스를 이용해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기
어떤 물건이 들어 있었는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물건을 비우고 큰 박스가 생겼다. 큰 아이가 박스를 갖고 놀고 싶다고 해서 남겼는데, 아이는 박스에 그림을 그리고, 오리고 붙이고 해서 본인의 아지트를 만들어 놓았다. 그러더니 본인이 좋아하는 장난감과 간식을 박스을 꾸미더니 한참을 박스 안에서 놀았다. 그 박스는 ㅇ정말 한 달 이상 거실을 차지하고 있다가 결국 망가져서 버리게 되었다.
적당히 큰 박스는 썰매가 되기도 한다. 물론 엄마와 아빠가 썰매를 끄는 썰매견이 되어야 하지만, 눈썰매장을 가는 것 만큼 아이는 좋아한다. 엄마와 아빠가 직접 끌어주는 것이 단점이지만, 아이의 웃음소리는 정말 힘듦을 잊게 해 준다.
남들과 비교하면서 아이와 시간을 보내지 않기
TV나 SNS에 올라는 광고나 사진은 평상시 모습에 대한 일상이 아닐 수 있다. 그런 기준으로 내 아이와 놀아 주려고 하면 시간과 비용이 계속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가까운 놀이터나 공원을 이용하는게 가장 쉬운 방법이다.
집 근처를 공략해서 아이와 시간 보내기
놀이터가 지겨워 지면 아이와 집에서 볼 수 있는 DVD를 도서관에서 빌려다가 보거나, 집에서 볼 때도 영화관처럼 팝콘과 음료수를 제공해 주고, 신나게 떠들면서 볼 수 있게 해 주면 된다.
봄에는 꽃을 보러 가까운 공원을 가거나, 여름에는 문방구에서 저렴한 물총을 여러개 사서 엄마, 아빠, 아이 편을 나눠 물총놀이를 하거나, 가을에는 날씨가 좋으니 집 근처에서 갈 수 있는 축제를 찾아보거나, 겨울에 눈이라도 오는 날이면 정말 좋은 찬스라고 생각하고 눈사람을 같이 만들면 된다.
공공 문화시설을 이용하기
너무 더운 날에는 시원한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간다. 열심히 보려고 관람하려고 가는게 아니라 박물관, 미술관에 있는 작은 카페라도 데리고 가서 음료수 사주고 그냥 휙 돌아보고 나온다. 그래도 아이는 본인이 미술관도 다녀오고 박물관도 다녀왔다고 뿌듯해한다.
너무 추운 날에는 도서관을 찾아보자. 요즘 도서관에는 이야기 할머니가 주마다 오는 곳도 있으니, 시간에 맞추어 가면 아이들은 도서관 선생님을 엄청 잘 따르는 순한 양이 되기도 한다. 어떤 곳은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작은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도서관을 책 빌리러 가는 곳이 아니라 이야기 들으러 가는 곳, 만들기 놀이하는 곳으로 이용하면 된다.
지금까지 말한 집 근처 놀이터, 공원, 박물관이나 미술관, 도서관은 접근성도 좋고 바쁜 주말 1~2시간만 투자해도 꾸준하게 다닐 수 있는 곳이다.
첫째는 엄마 손에 이끌려서 문화센터 오감놀이, 박물관, 과학관, 미술관, 숲 체험 등 엄마의 욕심을 채우기 여러 곳을 주말마다 다녔지만, 아이는 별로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는 그 장소에서 물장난 치다가 옷이 다 젖어서 엄마가 짜증 냈던 것들을 기억하고 있다.
둘째는 태어나고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19가 발생했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냈다. 오히려 놀이터에 더 많은 시간을 보냈던 둘째는 박물관을 가고, 미술관을 가는 것을 상당히 만족스러워하고, 기다린다. 둘째 아이도 그 장소를 가서 본 내용은 기억하지 못한다. 그 장소에서 엄마랑 마셨던 음료수를 기억하고, 날씨가 너무 더웠던 걸 기억한다.
이런 걸 보면 아이들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여행지나 예약하기 힘든 장소에 대한 가치, 화려함, 희소성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그 장소에서 부모와 함께 했던 경험을 기억하고 저장하는 것 같다. 부모의 표정, 그때 본인이 힘들었던 감정, 즐거웠던 감정을 저장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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