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수다

주변에 추천하고 싶은 어린이 도서관

todaypage 2024. 12. 10. 01:04

올여름 아이가 유치원에서 도서관으로 체험활동을 하고 왔다고 하면서 그 도서관을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하여 아이가 다녀왔던 어린이 도서관을 검색해서 다시 갔었는데, 그 도서관을 다녀오면서  도서관에 대해 제가 갖고 있던 이미지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에 책육아를 하고 싶은 분이거나 아이와 함께 도서관을 자주 다니고 싶은 분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공간이 되었습니다.

도서관의 공간 배치가 주는 효과

지금까지 제가 알았던 도서 자료실은 커다란 책장이 칸칸이 길게 늘어져 있고,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책장 사이사이 다니면서 찾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와 다녀온 어린이 도서관은 일단 책장이 벽 쪽으로 모두 배치되어 있고, 중앙 쪽으로는 책을 읽을 있는 공간을 크게 만들어 놓았고, 공간 사이에는 키가 작은 책장을 놓았고 책장의 배열로 직선도 아니었습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은 신발을 벗고 여러 명이 앉아서, 누워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충분히 크게 만들어 놓았고,  사이에 놓인 의자도 딱딱한 나무 의자가 아닌 파스텔톤의 의자가 예쁘게 놓여 있었습니다.

 

정말 대박인 것은 넓은 V자형 모양의 의자였는데, 그것은 아이들이 아주 편하게 누워서 책을 들고 볼 수 있도록 해 놓은 의자였습니다. 가끔은 부모님들이 누워서 같이 책을 읽어주기고 했습니다.  정말 편하게 아이들이 책을 꺼내와서 바로 앉거나,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도록 해 놓았습니다.

 

대전 산성 어린이 도서관 자료실 안쪽 앉아서 책 읽는 공간
대전 산성 어린이 도서관 자료실 안쪽 앉아서 책 읽는 공간

 

그리고 낮은 책장들 사이에 꾸며진 공간은 부모님이 잠시 쉬거나 아이들도 책을 읽거나 딴짓을 하거나 쉴 수 있어서 도서관 자료실의 답답함보다는 조용한 카페 같은 아늑한 느낌을 제대로 받았습니다.

 

부모와 아이들의 대화가 들리는 공간

우리 아이는 유치원생이라 영아, 유아 책이 있는 층을 이용했는데, 정말 아이들은 책을 맘대로 골라서 주변 의자나 바닥에 앉아서 읽거나 부모님이 작은 목소리로 소리 내어 읽어주고 있었습니다.

 

보통 다른 도서관의 경우, 소리내어 읽어 주면 "조용히 해주세요."라고 하거나 주의를 주고 가는데, 여기서는 부모님들이 책을 읽어주고, 아이들이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며 떠들어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너무 자연스럽게 책을 읽어주고, 아이들이 이야기하면서 책을 고르고, 책을 고르기 위해 자주 왔다 갔다 해도, 누구 하나 눈치를 주거나 바라보는 시선도 없었습니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가 아이들이 책만 골라 바로 집으로 가는 공간이 아니라 아이들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도와주는 것 같았습니다. 

 

정말 어떤 아이들은 그곳에서 1시간 이상 책도 고르고, 왔다 갔다 하고 부모님들은 근처에서 자리 잡고 본인들이 들고 온 책을 읽거나, 핸드폰을 보거나, 조용히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재미와 흥미를 제공하는 체험존

자료실 옆으로 도서관에서 준비된 만들기 재료를 이용해서 만들기 하거나 그리기 할 수 있는 창작 공간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먼저 창작 공간에서 여러 가지 재료를 본인이 선택해서 만들기를 한참 하고 나서야 책을 둘러보기 시작합니다.

대전 산성 어린이 도서관 유아 상상누리 체험존
대전 산성 어린이 도서관 유아 상상누리 체험존

 

 

아이들은 정해진 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는데, 데스크에 미리 몇 시부터 창작 공간을 쓸 수 있는 문의하고 대기자에 명단을 쓰고 기다리는 시간 동안 책을 빌리거나,  책을 꺼내 보면 됩니다.

 

자연스럽게 체험존 시간을 기다리면서 책을 고르고, 책도 읽으면서 도서관의 분위기에 익숙해지면서 아이는 도서관이 책만 빌리는 지루한 곳이 아니란 걸 느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체험존 이용 시간에도 아이들이 자유롭게 진행하기 때문에 부모님들은 근처에서 지켜보거나, 쉬거나, 책을 읽거나 하면 됩니다.  살짝 부모님에게도 쉬는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죠.  

 

저도 어느 순간부터는 아이와 이 도서관을 가게 되는 날이면 제가 읽을 책을 챙겨 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체험존을 이용하거나 책을 고르는 동안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발견하게 된 어린이 도서관이 저에게는 훌륭한 육아템보다 바쁘게 챙겨야 하는 놀이공원보다 아이와 시간 보내기 좋은 장소가 되었습니다. 

 

제가 다녀온 어린이 도서관은 대전 산성어린이도서관입니다.  대전에 계신 육아맘님들 한번 가보시면 다음에도 또 가게 되는 장소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자주 이용해 보세요. 저처럼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거예요.